피자전문점, 어디서 얼마나 버나

유럽형 업종들은 대부분 1호점을 외국인이 많이 사는 이태원으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 1985년 ‘피자헛’이 이태원에 1호점을 낸 것도 그렇고, 덴마크의 ‘스테프핫도그’도 역시 2002년 월드컵때 1호점을 개점했던 입지도 이태원의 한 빵집자리다. 당시 덴마크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구에서 경기를 끝내고 올라와 이벤트에 참여했고, 덴마크 대사도 1일 점장으로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을 맞이하던 기억이 새롭다. 자국 업체의 해외진출에는 범국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적잖이 부러웠다.

90년대 중반, 한 지상파방송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던 지휘자는 내게 “피자는 제조공장이 필요 없고, 출근할 때 밥 안 먹는 신세대가 늘어나는 추세이니 키오스크형 피자가게를 프랜차이즈화하면 잘 되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그때의 경험을 살려 ‘슬라이스 피자와 콜라’ 세트를 싸게 팔면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피자 값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겨냥한 슬라이스 피자가 런칭(launching)된 시점이 바로 그 즈음이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해외여행자가 늘어나면서 정통피자에 더 관심이 쏠렸기 때문. 개그맨 이원승씨가 대학로에 ‘디마떼노’를 오픈한 것도 이러한 소비심리를 감안한 전략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피자가 대중화된지 30년이 지난 2017년 5월 현재, 전국에는 8,052개가 영업 중이고, 월평균 매출로 2,150만원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5년 전인 2012년 6,300여개 점포 매출이 월평균2,008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성장률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당시 상위 20%는 5,690만원이었고, 점포당 월평균 이용건수는 847건이었다.

2017년 현재, 먼저 전국에서 피자전문점이 가장 잘되는 지역을 동별로 산출했다. 그 결과 서울 대치1동이 1위로 5개 점포 월평균 매출은 1억4,200만원에 달했고 5년 이상 된 점포 비율도 40%로 상당히 높았다. 참고로 자영업 전업종의 5년이상 생존비율은 29%다. 다른 업종에 비해 이 지역의 업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표1> 피자전문점 전국매출 상위 20개동 순위(2017년 7월기준)

2012년에는 매출상위 동(洞)으로 경기도 광주 경안(7,900만원), 부천 상2동(7,530만원), 부산 부천2동(6,860만원) 등이었고 기타 20위권에는 포항 대이동, 의정부 1동, 서울 화양동, 대구 삼덕동, 구리 인창동, 광주 충장동 등이 포함됐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수원시 매탄3동을 제외하고 30위권에도 들어오지 못했다.

수원 매탄3동은 2012년 월평균 매출이 5개점포 평균 5,132만원이었는데 2017년에는 3개가 늘어난 8개에서 7,810만원을 올려 전국 16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5년이상 된 점포 수도 43%로 상당히 높다. 매탄3동에는 2017년 7월 현재, 거주인구는 3만8,708명과 외국인 835명이 살고 있는데 5년 전에 비해 외국인 수만 500여명이 늘어났다.

다음으로는 수원 태장동으로 월평균 1억2,000만원인데 5년이상 업력비율은 0%인 점으로 미루어 6개 점포 모두 창업한지 5년 미만의 점포에서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3위는 서울 양재1동으로 7개 점포 평균 1억원이며, 그간 어떤 업종도 상위권에 오르지 않았던 서울 은평 증산동과 대조동이 각 8,260만원과 6,540만원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서울경기 지역을 제외하면 상위매출 읍면동으로 아산 탕정면이 14위에 랭크됐다. 편의점 매출도 전국상위에 오른 탕정면에는 피자집이 8개에서 월평균 6,720만원을 올리고 있지만 5년이상 업력은 제로(0)로 오래된 피자집은 없고, 2년전(4개), 1년전(2개)에 대부분 오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피자를 찾는 소비자들의 성향은 어떤가? 우선 남성(49.4%)과 여성(50.6%) 비율은 비슷했다. 하지만 연령구간에서는 5년 전, 30~40대가 70.9%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60.23으로 줄어든 반면에 50대는 12%에서 19.6%로 상당히 올랐다는 점이 눈에 띤다. 또한 이들은 주말 이틀간 31.4%가 이용했는데 과거에는 일요일(24.3%) 비중이 높게 나타났지만 지금은 19.4%로 목요일(10.2%)을 제외하고 주간동안 고루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점심(20.8%)시간대 보다 저녁(36%)시간대에 더 많이 시켜 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표2> 피자전문점 시도별 매출순위(2017년 7월 기준)

그렇다면 최근 한해동안 피자는 어느 지역에서 매출을 가장 많이 올렸을까? 1위는 서울로 1,446개 점포평균 3,7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는 경기로 2,800만원이 나왔고, 3위는 인천(2,800만원)이다. 다만 중간값은 평균에 비해 많이 떨어져 피자집간 매출 격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중간값은 전체를 10으로 볼 경우, 5위를 말한다.(표2)

점포 밀집도와 매출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상권별 점포수와 매출액을 분석해 본 결과 상업지역에 3,710개가 몰려있고, 매출액도 평균 3,050만원으로 다른 상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주거지역에는 2,234개의 점포가 있지만 매출액은 2,1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피자집은 인근 거주인구가 많다고 하더라도 입지는 상업지역에 두는 것이 유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