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실버(New silver)세대를 위한 제언

한 검색엔진 영어사전에서 ‘잃음(lose)’을 찾아봤다. 예문 141개 가운데 절반은 노인(Silver)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노인들은 직장을 잃는 것과 동시에 건강(health)과 권위(authority)와 기운(heart)과 희망(hope)도 상당부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800만 대한민국 베이비부머(babyboomer), 그들은 이렇게 많은 것을 잃고 뉴실버(new silver)라는 이름표를 달고 떠나야 한다.

떠난다는 말에는 아쉬움과 미련과 서글픔이 담겨 있어서 어감이 싫지만 가족과 조직이 세상의 전부였던 마지막 하숙생 세대인 이들에게 허탈한 퇴직을 적절하게 설명할 단어가 없어서다. 그러나  잃고 떠나는 이면에는 찾고(find), 회복하고(reassert), 리셋(reset)해야 할 필연적 이유가 있다. 그동안 일했던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난해부터 정년퇴직이 시작된 일본의 단카이 세대의 동선(動線)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카이 세대의 진로는 크게 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첫째,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재취업 혹은 창업하는 경우다.

마이스터(Meister) 즉 명장(名匠) 자격을 따내 멘토(Mentor)로 활약하거나 후진 기업의 고문역을 맡기도 한다. 단카이세대는 시대적 특성상 엔지니어 비중이 높아서 기술 분야 진출이 두드러지지만 우리는 인문사회계열이 많아서 지식서비스업으로 포지셔닝하면 유리할 것이다.

둘째, 경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뛰어드는 경우다.

얼마 전 공공기관장으로 있던 서 모씨(55년생)은 새 정부 들어 직급이 한참 낮은 직원으로부터 면전에서 퇴진압력을 받고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다 스스로를 위배시키겠다며 야생화 재배를 위해 평창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권 지점장을 하다 퇴직한 김 모씨(57년생)는 아무도 모르게 이민 수속을 밟아 캐나다에서 주유소 개업 준비에 바쁘고, 대기업 임원에서 물러난 안 모씨(58년생)는 뉴욕에서 주류소매업(liquor shop)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들의 특징은 전(前)과 후(後)가 너무나 다른 조직의 생리에 환멸을 느껴서이거나 불철주야로 일만 하다 보니 진이 빠져서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거다. 이 부류의 뉴실버를 위한 시니어 시즌칼리지(Senior season collage)를 개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셋째, 동질성을 가진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경향이 많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나라 역시 뉴실버(55세이상)까지 합하면 15%를 훌쩍 넘길 만큼 시장이 크다. 실버 층의 외로움을 덜어줄 파트너 매칭(Matching) 서비스업, 능력부활을 도와줄 실버 헌팅(Hunting) 사업, 향수를 복원시켜줄 수 있는 고향회귀지원사업 등이 있겠고 곧 시행될 노인요양보호사업도 고려해 보면 좋겠다.

넷째, 지식기부로 아름다운 노후를 가꾸고 있다.

우리나라 세대별 부동산보유현황(2006년)을 보면 50대가 전국 토지의 26.5%(355조원)을 갖고 있다. 40대 19.5%(309조)와 크게 비교되는 수치이며 60대보다도 많다. 그만큼 전 세대에 비해 여유로운 노후 환경일 수 있다.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한 일자리 찾기도 좋지만 나름대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력이나 지식을 사회봉사에 투자하는 것도 여생을 멋지게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