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의 전쟁, 유감!

우리는 뇌의 10%밖에 쓰지 않는다.
생리대를 태워보며 독성 유무를 알 수 있다.

당근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
심장마비가 오면 반복적이고 매우 힘차게 기침하라.

비타민 C는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런 정보가 인터넷에 떠돈다. 그런데 사실일까? 결론은 (일단) 사실과 다르다. 그동안 여러 학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와 검증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밝혀냈다. 여기서 (일단)이라고 쓴 이유는 현재까지는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남성의 49%는 성매매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성매매 실태조사’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그 보도 자료에 보면 “한국 남성의 49% 가량이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결론 냈다. 그리고 이 내용은 가십을 즐기는 네티즌들에 의해 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됐다.

이 내용을 보고 일부 여성들이 “한국 남자 절반이 성매매를 한다더라.”며 남성폄하 여론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통계는 조사방법의 오류로 잘못된 정보(Fake information)임이 나중에 밝혀졌다. 모집단을 마사지업, 일반유흥주점업 등 성매매 알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8개 업종 관계자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도 ‘남성의 49%가 성매매 경험’이라는 페이크정보를 여전히 인용해 갖다 쓰고 있다.

거짓이 아닌 것을 우리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하나 하나 뜯어, 분리해 보면 가짜가 아닌 정보들도 상당 수 있다. 하지만 시간 격차로 재배열하면 사실이면서도 가짜뉴스가 된다.

문장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일본의 경우, ‘저출산의 영향으로 인구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언뜻 보면 맞는 말 같은데 사실은 가짜 뉴스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가짜일 것으로 생각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시기에는 오히려 인구가 늘어났다.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는 전체 인구 가운데 노인인구 비중이 7%를 넘는 사회를 말한다. 일본은 1970년에 7.1%로 벌써 50년 전 얘기다.

노인인구 비중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라고 한다. 일본은 1994년에 14.3%를 넘어섰다. 그리고 실제로 인구가 줄어든 시기는 2004년 12월부터이며 당시 고령비율은 19.6%로 1억2,784명일 때다. 즉, 일본 인구의 꼭지점은 2004년이고, 그 시점부터 인구가 줄었다.

참고로 노인 인구비중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post-aged society)라 하며 일본은 2007년에 진입했다. 2019년 현재 노인인구 비중은 29.1%에 달한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한 글을 쓴 사람은 “내가 의도한 건, 노인이 많아지면 그만큼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인데 새겨들어야지, 그걸 갖고 딴지 거냐?”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것도 일리 있는 말이다.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지엽적 문제로 딴지걸면 누가 글을 쓸 수 있겠는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즉 미디어 행간을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능력이 미숙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청소년들이다. 분별력이 아직 약한 청소년들은 믿는 친구가 보내주거나 혹은 ‘좋아요’가 많은 경우,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이들은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더욱 강렬한 가짜정보를 만들어 낸다. 그 결과 무분별하게 퍼져 나간 가짜정보는 가짜여론(Fake public opinion)으로 확산된다.

가짜정보를 믿는 이유

그렇다면 가짜뉴스를 진짜로 믿는 일은 왜 생기는 걸까? 우리의 뇌는 새로운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할 때, 두 가지 기준으로 반응한다. 그 하나는 이미 알고 있던 것과의 일치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얼마나 익숙한 것인지 등이다.

그 중 첫 번째 기준, 즉 지식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는 비교적 수긍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기존 정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두 번째 기준, 즉 새로운 정보가 얼마나 익숙하냐에 따라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문제에서 걸린다.

이 부분에서 페이크정보가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거짓이라도 같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그 정보가 ‘참(fact)’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같은 내용을 듣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나는 그 이유가 뇌의 피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즉, 가짜라고 판단되면 그 사실을 검증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돌려야 한다. 그러나 알고 있는 사실은 듣는 순간 그대로 흡수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없다. 다시 말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서 익숙한 것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짜뉴스(fake news)를 그대로 믿는 소위 진실착각효과(illusory truth effect)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맥 빠지는 결론이지만 스스로 검증능력을 기르는 방법 외에는 없다.

나는 빅데이터(big data)를 기반으로 한 책을 몇 권 썼다. ‘자영업 대 예측’,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성공창업의 비밀’ 등이다. 빅데이터는 주로 신용카드 데이터를 사용한다. 그런데 쓰면서도 항상 캥기는 구석이 있다.

내가 나눈 자영업종은 데이터로 산출하기 어려운 융합업종이나 소수의 점포만 있는 업종을 제외하면 164개다. 고객특성을 분석하려면 연령대 구간으로 나눠서 본다. 예를 들면 ‘0세~5세’, ‘40세~45세’처럼.

이렇게 나눈 후에 카드매출을 분석하면 164개 업종 가운데 132개 업종에서 40대 남자의 매출비중이 월등히 높다. 심지어는 20대가 즐기는 업종도 대부분 40대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나는 카드매출 데이터를 (일단)믿고, 그 결과를 가지고 해석한다.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정확한 정보는 아닐 수 있다. 40대 남자의 대척점에 바로 10~20대가 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부모의 신용카드로 결재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달리 해석하기도 어렵다. 현존하는 데이터 가운데 이를 잡아낼 데이터가 없을 뿐 아니라 혹자는 데이터를 왜곡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나아가 보자. 이글의 서두에서 나는 몇 가지 가짜정보 사례를 보여주고, (일단)가짜라고 판정했다. 그 이유는 학자들이 가짜라고 논문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로 이 정보가 가짜일까? 그리고 학자들이 밝혀낸 정보가 팩트(fact)일까?

나는 (일단) 학자들의 검증을 신뢰한다. 그런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성매매 실태조사’처럼 나중에 오류로 밝혀지면 그때는 이 정보가 가짜가 될 것이다. 혹은 보다 과학적, 기술적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나서 다시 분석하면 달리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에 ‘계란’이나 ‘커피’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었다. 어떤 논문에서는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하고, 나중에는 아니라고 하고… 또 어떤 논문에서는 커피가 장애를 일으킨다고도 하고, 오히려 뇌에 활력을 준다고도 한다.

어느 것이 페이크고, 어떤 정보가 팩트일까?

나는 앞서 빅데이터 기반 정보에 대해 맘이 캥긴다고 고백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쓴 글에 대해 가짜라고 지적한 사람이 있어서는 아니다. 아니 지적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나와 같은 용도로 분석한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가짜정보는 고급정보를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욱 정교하고 그럴듯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낸다. 정보가 빈궁한 사람은 그 정보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알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2020년 2월 16일 오전 4시 30분,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행성 하나가 떨어져 초토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짜 정보를 정부가 발표했다 치자.

그걸 누가 검증할 수 있을까? 고급정보를 쥐고 있는 기득권자 외에는 알 길이 없다. 그랬다가 나중에 “다행히 행성이 중간에 사라졌다.”고 해도 무지한 국민은 “휴~ 다행이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릴 것이다. 원래 가짜정보는 힘 있는 자들이 만들어 내는 게 무서운 것이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좌우를 막론하고 ‘가짜뉴스와의 전쟁’이라는 어마무시한 용어로 소모적 논쟁을 매일같이 하고 있다. 반문해 보자. 순도 100%의 진짜 뉴스가 있을까?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차라리 가짜뉴스와 무서운 전쟁을 일으키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그 시간과 돈으로 판별력을 높여주는 교육을 더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