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소비와 아티젠(Artygen)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주최국의 문화를 IT와 융합시켜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여러 다양한 정치적 의견들이 나오는 것과는 별개로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첨단 디지털 기법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이전의 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던 진일보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다. 스포츠 대전(大戰)에 예술을 접목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했다는 의미다.

예술과의 융합은 비단 스포츠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예술과 물상과의 융합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패션의류, 가전, 주방용품 등 소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상품에도 시도되고 있다. 티셔츠에 사진작가의 작품을 입히는가 하면 냉장고에 화가의 작품을 덧씌우기도 하고, 유명 화백의 이미지로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멋들어지게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매출을 무려 60%나 끌어올린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인들의 소비성향이 상품에 예술적 가치를 얹어 품격을 더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소비행태 즉 ‘감각소비’는 ‘아티젠’이 주력 소비 군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아티젠(Artygen)은 예술(art)과 세대(generation)의 합성어로 제품에 예술을 접목시킨 상품을 선호하는 세대를 지칭하며 30대가 그 중심에 서있다. 이들은 컬러TV와 함께 자란 영상세대이며 인터넷을 이기(利器)로 삼고 휴대폰을 정보창고로 사용하는 엄지 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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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소비를 이끄는 아티젠의 소비성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사고(思考)의 변화를 통해서다. 장, 노년층이 국민교육헌장에 기초해서 근면, 성실, 저축을 지상명제로 한 명사형 세대라면 중년층은 역할모델(Role model)을 좆아 닮아가려는 형용사형 세대, 그리고 20~30대인 청년층은 스스로 자가발전이 가능한 ‘나’를 지향하는 역동적인 동사형 세대다. 동사의 특징은 주어인 명사가 없이도 스스로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과 동적이라는 점이 다른 품사와 다르다.

둘째, 지금의 장년세대가 육필편지에 삐삐를 매개로 한 텍스트 세대라면 중년은 PC통신과 휴대폰이 도구인 이미지 세대, 그리고 청년층은 UCC의 동영상 세대다. 선에서 면으로 다시 공간으로 옮아가는 형태다. 이들은 입체에 익숙해서 편집, 각색, 융합 , 퓨전 등의 단어에 쉽게 적응해 왔다는 점이다.

셋째, 소비행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원근간의 소비패러다임을 분석해 보면 쇼핑 중에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충동소비’와 발품을 통해 어떻게든 싸게 사려는 ‘이성소비’로 진전되어 왔다. 최근에는 필요하면서 좋은 것이라면 값의 고하를 따지지 않고 사는 ‘지성소비’ 에 닿아있다. 바로 이 지성 소비를 30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대비 최고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서핑하는 트레저헌터(Treasure Hunter)라는 용어도 지성소비를 지향하는 이들로부터 비롯됐다.

언급한 아티젠의 세 가지의 특징은 디지털적이며 입체적이고 또한 물질적 풍요(riches)를 누려온 세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이렇듯 첨단 내지는 디지털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정서에 갈증을 느끼는 내적 궁핍을 가져왔다. 이런 허한 마음을 예술로 채워보려는 ‘예술을 일상화하려는 세대’가 바로 아티젠이라 하겠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상품 그 자체보다 상품이 갖는 가치, 즉 물질적 풍요를 기본으로 정신적 성숙(ripeness)을 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감각소비는 아티젠의 전유물일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소비행태는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전염되는 경향이 있다. 무. 유형을 막론하고 촉발인자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퍼져 나간다. 주력소비군인 30대를 정점에 두고 감각소비는 점차 확산돼 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제품개발과 디자인 등에 아티젠의 의견을 반영하는 소위 크리슈머(creative consumer) 마케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네트워크가 일상화된 아이디어 제안자이자 중요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의류업체인 ‘자라’가 전 세계 1천여명의 크리슈머로부터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제품개발에 즉각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이방인
이 글은 2009년 9월에 작성한 것임을 감안해서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