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과 IT 묶은 새로운 생태계 온다

중산층에서 중하층으로 전락중인 자영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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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과 경제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관계에 있다. 즉,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만큼 경제는 후퇴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팬데믹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자영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다음은 KB국민은행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다.

코로나19가 6개월간 지속되면 자영업 매출은 20~30% 하락한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3개월째인 4월 매출액은 서울이 전년대비 15% 하락했고, 제주도는 -23%까지 추락했다. 이렇게 되면 매출 하위 20~30%는 폐업이나 업종전환을 고려해야 할 수준이 된다.

1년이 지속되면 경기는 U자형 회복이 기대되지만 자영업은 최고 -38%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가 들어가는 자영업의 특성상 회복기간까지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배달이 어려운 로드샵(Road shop)으로만 운영해야 하는 업종은 하위 40~50%까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다.

2년 이상 지속되면 경기는 L자형으로 장기불황을 맞게 되고, 혁신하지 못한 자영업종은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중위값 이하는 최저임금 수준보다 못한 한계소득 아래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자영업자는 상위 30% 이상을 제외하고 신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재난지원금 같은 정부의 지원이 없다는 가정아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한 것이다.

통상 경제가 어려우면 소득격차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사례를 보자. 90년대 중반까지 일본의 자영업자들은 중산층이었다. 그러나 저성장기를 겪으면서 구중산층으로 전락했다. 말이 구중산층이지 중하층 계급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실제로 2019년도 일본의 자영업자 연평균 소득은 303만엔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평균소득은 상위 30% 이내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하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반면에 장기불황으로 드러난 4계급 중 제3계급에 속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는 연평균 370만엔이고, 마지막 계급인 저소득층은 186만엔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자영업자는 신빈곤층이라 할만하다. 여기까지는 코로나 이전 데이터지만 앞으로는 더욱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일본의 자영업 비율은 12.9%에 불과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두 배에 가까운 24%나 된다. 그만큼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엔데믹이 거의 확실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자영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업태별로 대응방법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우선 음식업은 드라이브스루 혹은 워킹스루 비즈니스모델이 빠르게 도입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분류할 수 있는 71개 음식업종 중 커피, 제과점, 치킨 등 불과 12~13개 업종에서만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드라이브스루는 입지특성에 따라 전환이 어려울 수 있어서 도입이 극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이들 업종의 상당수는 워킹스루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도 카나다의 1600여 점포 가운데 200여 곳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인도어(Indoor)테이블을 치우고 픽업(Pickup)스토어, 즉 워킹스루 모델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팬데믹 상태이던 지난 4월 매출이 63%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만일 언급한 비즈니스모델로 전환하지 못하는 쌈밥, 매운탕, 불고기와 같은 음식업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쉽지 않겠지만 패키지상품을 개발해 배달서비스를 추가하거나 예약제로 운영해야 한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서비스로봇을 빠르게 도입해야 할 것이다.

소매업은 로드샵 시대가 가고 온라인시장이 주류시장으로 올라섰다. 따라서 인터넷가게를 열거나 오픈마켓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써야 한다. 인터넷가게는 독자적으로 개발해도 되지만 네이버가 제공하는 스마트스토어를 무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참고로 오픈마켓은 소규모 소매업자와 구매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인터넷 중개몰, 즉 온라인장터를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쿠팡, 인터파크, 11번가, G마켓 등이 있다.

앞으로 소매업은 더욱 빠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QR코드나 RFID기술을 활용한 자동결재 방식에다 비콘, NFC, IoT기술을 통한 원격구매시스템 등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와 MR기술을 활용한 가상쇼핑 빌보드(virtual shopping Billboard)도 선을 보일 것이다. 어쩌면 소규모 입지소매점은 온라인몰과의 상생모델인 BOPIS(Buy Online Pickup In Store) 즉,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픽업하는 서비스 정도로 명맥을 유지할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업태가 서비스업이 될 것이다. 대부분 대면서비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해외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가지 사례로 헬스클럽을 보자.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펠로톤(Peloton)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집에서 탈수 있는 인도어사이클링 구독서비스로 인기가 높다.

잠깐 비즈니스모델을 깊게 들어가 보자. 우선 메인스튜디오에서 트레이너가 사이클을 탄다. 이 영상은 스트리밍서비스를 통해 구독자 가정으로 연결된다. 구독자들은 이 트레이너와 동시간에 자전거를 탄다. 사실 이정도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많다. 하지만 이 다음 서비스가 차별화 요소다.

단순히 트레이너와 구독자가 함께 타는 것을 넘어 구독자끼리 연결해 서로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마치 스크린골프장에서 원격으로 게임하는 것과 같은 구조다. 더 나아가 운동 중 흘린 땀을 분석해서 건강상태를 체크해 줄 날도 머지않았다.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은 요가, 명상, 유산소운동 등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언급한 예측에서 느끼겠지만 정형화된 자영업종만으로는 한계상황이 왔다. 이제는 전혀 다른 업종인 IT를 묶어 통합해야 한다. 이러한 혁신없이는 이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방역은 생명을 지키는데 선제적 수단이다. 그러나 방역이 완성됐다고 해서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지원정책에만 기댈게 아니라 하루빨리 혁신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KB국민은행 경영자문역

이 글은 시사저널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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