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를 내는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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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내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책방의 한 모퉁이 작은 책상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남이 아닌 내게 글을 쓰다가 조용히 죽고 싶은 소망이 있다. 물론 불가능 할 것이다. 하지만 책방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작은 시골마을의 한 모퉁이에서…

나의 신념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그럼에도 자주 고독을 호출한다. 나를 들여다보고, 나와 얘기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고독은 바로 이런 시간을 내게 가져다준다. 그래서 고독과 잘 어울려 논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가출을 했다. 아니 가출이라기보다 비자발적 독립이라고 해야 옳은 표현일 것 같다. 어쨌든 이 때 지독한 외로움을 맛봤다. 그래서 지금의 신념이 ‘더불어 사는 삶’이 됐다. 당시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까. 때로는 어떤 결정을 하려고 했을 때, 누군가에게 상담을 받고 싶을 때가 많았다. 하다못해 친구 아버지에게라도. 하지만 그런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틈만 나면 ‘들어주는 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여기에 ‘맞장구’를 하나 더 붙여서 들어주려 한다. 지독한 외로움으로, 때론 진로를 판단해야 했을 때, 상담하고 싶다는 생각은 두 가지였다. 그 하나는 내 얘기를 들어줄 우군 한사람이 필요했고, “네 생각이 맞다.”는 격려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역할을 한적한 시골책방에서 하고 싶다.

아래 소개하려는 책방은 내가 상상하는 책방은 아니지만 꽤나 흥미로운 책방이어서 소개하려 한다. 입장료를 내는 책방(文喫/bunkitsu.jp)인데 일본 롯폰기에 있다. 자신과 대화하기에 아주 적절한 책방이다.

文喫_입장료내는_책방

책방 입구에서 1,500엔+소비세를 내면 배지를 준다. 배지를 달면 부담 없이 마음껏 책방을 이용해도 된다. 책을 읽든, 혼자 음악을 듣든, 커피를 마시든 상관없다. 그것도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풀로 이용해도 눈치 볼 사람도 없다.

책은 3만 권이 진열돼 있다. 장르는 가리지 않지만 사서가 엄선한 책이다. 이들 책은 마음 놓고 갖다가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읽고 난 후에 제자리에 갖다 꽂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반납테이블에 갖다 놓으면 사서가 알아서 그 자리에 다시 꽂는다. 책을 사려면? 물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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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점은 하루 평균 200여명이 내점해 평균 3~4시간을 머문다고 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입장료로 약 300만원이다. 여기에다 사가는 사람 비율이 40%라니까 식사 매출까지 합하면 최소한 500만원 전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