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의 다 왔단다

1이제 거의 다 왔단다. 
2한참을 더 가야 하는데…

오늘 참으로 오랜만에 아내와 산책을 했다.

어쩌다 한 산책이라 아내가 금세 힘이 들었는지
“여보, 얼마나 남았어?”라고 묻는다.

“어, 한참을 더 가야 하는데?” 그랬더니
“거의 다 왔다고 해야지, 많이 남았다고 하면 어떡해.”라고 심통을 부린다.

이런 상황이 오면 나는 대답을 “꽤 많이 남았는데, 힘을 내야지.”라고 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어릴적 경험 때문이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어머니와 40리길 누나집을 걸어서 다니곤 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을, 그것도 더운 날씨에 걷다보면 많이 힘들었다.

더 이상 걷기가 힘들 때, 어머니한테 자주 묻곤했다.
“엄마, 얼마나 남았어?
그 때마다 어머니는 “응, 거의 다와 간다. 조금만 더 걸어보자.”라며 다독이곤 했다.

그런데 누나집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같은 질문을 여러번 해야했다.
그럴때 마다 어머니는 매번 “다와 간다.”고 말씀하셨다.

막상 다와갈 즈음에도 물으면 역시 같은 대답이셨고
결국 진짜 가까이 와서는 지쳐서 더이상 못걷겠다고 주저앉은 적이 많았다.

당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하시면 미련을 버리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따라갈텐데
매번 “다와 간다.”고 하시니까 중간중간에 맥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지금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 힘내자.”고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대응이 더 힘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2번을 선택한다.

창업 멘토링을 할 때도 나는 2번을 자주 사용한다.
“사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야. 최소한 3년은 견딜 각오가 돼 있어야 해.” 라고.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