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의 자영업 지원 프로그램

오늘 금융감독원 후원으로 KB국민은행, 신한 은행, 부산은행 등 8개 은행들이 그동안 자영업을 위한 경영컨설팅 사례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실시된 이번 행사는 올해 사업을 되짚어보고 내년에 보다 발전된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기 위함이다. 각 은행마다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되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으므로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아래 글은 행사 팜플릿에 기고한 글이다.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하태중 우리은행 부행장, 유윤태 농협 부행장, 이형석 한국 사회적 경영 연구원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민병두 정무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훈 한국외식원중앙회 실장, 박지환 하나은행 부행장(왼쪽부터)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2019 은행권 경영컨설팅 우수사례 발표 및 토론회에서 전시회 관람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11.13/뉴스1

 

은행 발표자료에 대한 강평 및 경영컨설팅 활성화 방안

은행이 올해 금융감독원의 후원으로 ‘자영업 경영컨설팅 사업’을 시행했다. 이번 사업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부산은행을 비롯한 8개 은행이 참여했다. 은행은 그동안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축적한 경영지도 노하우를 자영업으로 확대해 상생프로그램으로 안착해 보려는 시도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2019년 6월말 현재, 685여만명(OECD기준)으로 전체 일자리의 25%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포화시장과 경영역량 부족 등으로 창업 및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어 자생력 강화를 위해서는 은행권의 내실있는 컨설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여.수신과 같은 단순한 금융서비스 차원을 넘어 비금융 서비스까지 확대해 나가는 대국민 동행프로그램인 것이다.

실제로 자영업 시장현황을 보면 은행과 같은 전문기관의 경영지도가 절실함을 잘 알 수 있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실시한 ‘2018년 전국 소상공인실태조사 시험조사’를 보면, 소상공인 평균 연령이 53.8세이며 50~60대만 추려봐도 67.6%에 달한다. 이들은 평균 2.5회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창업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즉, 비자발적 창업자 비율이 67.6%에 달한다.

금융지원 문제만 봐도 은행과 같은 전문기관의 컨설팅이 필요함을 쉽게 알 수 있다. 부채가 있는 소상공인은 44.4% 인데, 평균 창업비용 1억 1,000만원 중 은행권 대출이 3,100만원 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사채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자체의 지원사업으로 도움을 받은 경우는 14.4%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정보나 신청 방법을 몰라서(64.6%)’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동안 은행권이 컨설팅 한 사례를 보면 이러한 자영업의 애로사항이 여실히 드러난다. 몇가지 사례를 보자. KB국민은행이 컨설팅 한 ‘더블식스버거(대표:000)’는 국내산 한우패티(patty)수제버거전문점을 창업하기 위해 KB국민은행 상담실을 찾았다. 은행 전문가가 현장을 분석한 결과 고령층 유동인구가 많은 한의원 골목이었다. 창업자가 고객 세분화(customer segmentation)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다.

은행 전문가는 KB국민은행 상권분석시스템을 이용해서 연령별, 시간대별로 고객층을 분석하고, 잠재고객의 객단가와 소비특성 등을 정밀 분석해서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로 바꾸도록 했다. 그러나 늘어난 창업자금을 청년인 창업자가 조달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정책자금 조달 컨설팅을 통해 저금리 창업자금을 추천했다. 성공불융자 2천만원, 청년특별고용자금 1천만원, 열매나눔재단 창업자금 3천만원 등이다. 이로인해 창업자는 주변 유사업종의 평균매출을 훨씬 넘는 일평균 100개를 팔고 있다.

신한은행이 컨설팅 한 ‘미투카페’도 매출활성화를 위한 상담 요청을 해왔다. 인천 월미도에서 스무디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리고 각종 디저트로 토핑한 새로운 형태의 파르페(parfait)를 판매하는 매장이다. 그러나 대표는 레스토랑을 13년 넘게 한 경험만 믿고 매너리즘에 빠져 매출이 정체돼 있었다.

은행 전문가는 우선 간판을 교체하도록 권했다. 점포의 강점을 살려 ‘바다가 보이는 루프탑 카페’ ‘월미도 명물’ 등의 문구를 넣도록 했다. 메뉴명도 ‘딸기우유’처럼 보통명사로 하지말고 ‘진짜생딸기우유’로 변경했다. 여기에 고객들의 비쥬얼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플레이팅(plaiting)을 높게, 메뉴를 흐르게, 토핑을 형형색색으로 함으로써 고객들이 사진을 공유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손님들이 SNS에 자발적 홍보를 해 줌으로써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협은행이 컨설팅 한 ‘육해공찜탕’은 매출활성화를 위해 상담을 신청했다. 여러 요식업 경력만 22년을 해 왔지만, 3년 전 독립해 개업한 해물찜 전문점 매출은 답보상태여서 늘 불안했다. 현장을 답사한 은행 전문가는 먹자골목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후미진 곳에 입지해 있고, 고객들의 식후 반응이 신통치 않음을 느꼈다. 고객 면접조사 결과 매장 분위기가 단정하지 않고,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의견을 얻어냈다.

은행의 컨설팅은 이 두가지 점에 주력해 보완했다. 가게 주변을 재정비하고, 행인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하도록 했다. 여기에 임직원의 CS교육으로 친절도를 높였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제2금융권 고금리대출을 당행 대환으로 전환해서 상계하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단골고객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언급한 은행 외에도 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농협은행, 대구은행, 시티은행 등이 자영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상생효과를 얻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장서 자영업자들의 애로를 직접 해결해 주는 밀착 컨설팅을 시행한 결과, 자영업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은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해졌다. 게다가 혜택을 보지 못한 소상공인들도 다음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보완해야 할 과제들

그러나 일부 은행들은 자영업자의 구조적 문제해결을 지원하기보다 일시적 행사로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따라서 은행이 자영업과 진정한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가지 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상담 매뉴얼 개발이다. 은행 컨설턴트 중에는 금융 외 다른 창업환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상담을 위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둘째, 은행 컨설턴트의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창업자는 업종선택도 중요하지만 입지분석, 마케팅 방법, 트렌드 대응 등 참고해야 할 정보가 많다. 이러한 창업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컨설턴트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보수교육을 통해 상담역량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셋째, 찾아가는 서비스로 접근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은행이 이러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게다가 1인 자영업자들은 상담하고 싶어도 은행개점 시간에 찾아올 수가 없다. 시장의 욕구를 알기 위해서는 대상 시장에 직접 나가봐야 알수 있다는 것은 진리다.

넷째, 각 은행마다 핵심서비스를 하나씩 개발해서 연합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의 정책자금 앱(APP)인 ‘KB브릿지’나 ‘상권정보시스템’처럼 소상공인에게 꼭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플랫폼 한곳에서 제공한다면 은행과 자영업자의 접점을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다. 언급한 일련의 보완책들은 전담기관을 설립하거나 전문기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있다.

정부도 자영업을 한국경제의 중추적 역할자로 인식해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자영업자의 대부분은 중산층이었다. 그러나 IMF금융위기, 카드대란, 서브프라임모기지 등 3대 금융대란을 겪으면서 자영업 체질이 약화됐고, 명퇴자의 비자발적 창업으로 자영업은 포화상태가 됐다. 자영업자를 중산층으로 되돌릴 수 있는 인프라는 정부가 깔아주고, 은행은 실행기관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바로소 경제안정화의 기쁨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KB국민은행경영자문역/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