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불해 드릴까요?

어릴적 나는 가불을 자주 했다. 그래봐야 월급받고 산 기간이 2년 8개월에 불과해서 몇번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돈이 없으니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선배들과 술 한잔 하거나, 급히 써야 할 돈이 있지만 빌릴데가 마당히 없어서였다. 그렇다고 큰 금액은 아니다. 기껏해야 몇 만원 수준이었다. 그때마다 총무부서에 가서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지금도 가불이 필요한 직장인들이 꽤 많은 모양이다. 지금은 카드로 일정금액을 손쉽게 빌릴수는 있지만 이자가 만만찮다. 가불하면 이자가 없으니 가급적이면 가불을 신청하는 방법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바로 이 점을 노려서 월급을 가불해 주는 앱이 일본에 등장했다. 간단하게 프로세스를 설명하면 이렇다. 가불앱에 여러 기업들이 가입한다. 해당기업의 직원은 돈이 필요하면 가불앱에 신청하고, 기업이 승인하면 가까운 ATM기나 은행에서 인출할 수 있게 했다. 가불한 직원은 월말에 월급에서 공제하면 된다.

은행 카드 대출, 소비자 금융, 신용카드 캐싱은 이용자층이 중복돼 있다. 일본의 전국은행협회가 8만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은행 카드론 이용자의 41.7%가 소비자 금융에서 대출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한 은행 카드론 이용자의 61.5%가 신용카드 대출 경험도 있다.

이 세 루트를 통해 총 차입한 금액은 500 만원 이내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차입목적은 생활비 부족, 주말여행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주요 이유다. 또한 신용카드 인출 잔액이 부족한 부분을 일시적으로 충당하려는 이용자층도 증가추세다.

카드론보다 손쉽고 이자가 없기 때문에 10~20대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등을 중심으로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 기업도 가불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구직 지원자 수가 증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월급 가불서비스 운용회사(앱 운영사)는 계약업체의 월급 선불업무를 대행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가불 이용액에 대해 약간의 수수료를 공제하는 모델이다. 앱 운영사가 대출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금업자로 등록할 필요는 없다. 대손 위험도 없다.

가불서비스 이용은 1회당 10 만원 이내의 소액 대출이 많기 때문에 수수료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다고 한다. 그러나 맛 들이면 카드대출과 마찬가지로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현재 오픈한 일본의 가불앱으로는 ■ enigma pay ■ Payme ■ CYURICA 등이 있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