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홀로서기를 위하여

이창모 창립

지난 6월, SBS 뉴스추적에서 돈 잘 버는 사람들을 심층 취재하여 그 원인을 규명하고 성공을 바라는 이들에게 로드맵을 제시해 보려는 시도로 취재를 요청한 적이 있다. 인터뷰를 요청한 배경은 필자가 지도하고 있는 ‘창업멘토링(Mentoring)클럽’인 여성창업클럽 ‘이창모’(2cm.co.kr)의 모델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성공한 창업모임이라는 취재기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간단하게 ‘이창모(이형석과 함께하는 여성창업 모임)’의 결성취지와 실증적 지도방법을 통해 얻어진 여성의 커리어계발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안전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창모’는 지난 2003년 11월, 부천시 여성회관에서 특강을 마친 후, 필자의 제안에 의해서 결성되었다. 창업 컨설팅을 시작한지 17년 동안 수많은 특강을 해왔지만 수강자들, 특히 여성창업자들은 늘 즉흥적이며 감각적인 창업을 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실패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 따라서 특강 후,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한 보다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 성공확률을 높여보자는 취지로 제안했고 상당수의 수강자들은 이에 동의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1년동안 필자는 창업용어 암기, 적성테스트, 업종연구, 비즈니스 환경 연구, 아이템 개발, 점포 위탁운영, 가맹점 탐방, 콘텐츠 개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육하여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여성창업 모임으로 발전했다. 이들 모임과 여대생 가운데는 훈련한지 불과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거나 매체나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사례가 20여건에 이르며 또 다른 15명은 창업해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인정되어 서울 동부여성발전센터, 고려대, 이화여대, 부산 동의대 여학생, 광주 조선대 여학생, 제주 한라대, 선린인터넷고등학교 등에서 훈련요청이 접수됐고 오늘까지도 가장 강력한 동아리로 육성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여성모임의 성공과 여대생들의 만족할만한 성과를 직접 체험을 통해 그 솔루션을 얻었다.

결론부터 정리하자면 이를 통해서 얻은 교훈은 여성들에게 모든 일에 자신감을 얻게 하고 자신의 취미나 능력을 살려 스스로 아이템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과정, 그리고 언제든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이너서클(Inner circle)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 등이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일, 그리고 상담이 필요할 때 인적 네트워크가 있음으로 해서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아이템을 주거나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 훨씬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상기한 일련의 훈련과 아이템 개발과정을 통해 아이템을 얻는 것을 ‘커리어 개발’이라 한다면 여성의 커리어 개발은 왜 필요하며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접근해 보자.

여성들의 사회참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우리나라 경제 환경의 변화를 보면 확실히 드러난다. 메슬로우의 욕구이론에서 보듯이 이제 우리는 안전의 욕구를 넘어 사회적 욕구시대로 가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단지 생계가 목적이 아님을 보여준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의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제 결혼해도 부부가 같이 돈벌지 않으면 문화적 생활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 이미 경험했겠지만 샐러리맨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생계유지와 교육비 부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둘째, 내야하는 세금이 많아진다. 현 정부는 ‘개혁속의 성장’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이라는 단어 속에는 ‘분배’가 숨어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사회보장제도가 더욱 필요한 건 자명하지만 1인당 GNP가 불과 14,000달러인 지금, 분배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가둬야 할 세금이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단순한 과업으로 살기에는 교육수준이 너무 높다. 교육수준이 높다는 것은 사고(思考)의 수준과 문화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일로는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개봉됐던 ‘크레이머 對 크레이머’라는 영화가 보여주듯 중산층의 단란하고 가계소득이 안정된 가정이 결코 여성의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넷째, 살아야 할 날이 너무나 많다. 평균수명이 80세나 되지만 고용의 불안정, 이혼율 증가 등의 이유로 조용히 살아가기에는 앞날이 그리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 익히 알려진대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도 기껏해야 15년 남짓 직장생활하고 나면 퇴직해야 하는데 그 후로도 40여년을 더 살아야 한다. 커리어를 쌓는다는 것은 바로 이 40여년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수단이 된다. 이러한 몇 가지만으로도 여성이 커리어는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리라 본다.

그렇다면 커리어 개발은 어느 시점에서 하는 것이 유리한가? 커리어 개발은 나이가 젊을수록 유리하다. 자신의 능력을 검증하고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훈련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훈련은 정부나 대학에서 지도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서 보다 안정된 미래를 열어 가야 할 것이다.

작금의 현실을 보자. 대학생들의 취업률은 졸업 당해연도 실업률이 무려 36%에 이르고 있는데 그 가운데 여학생은 더욱 저조해서 졸업 후 취업까지 1.8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고용현황은 어떤가? 지난 1분기만 보더라도 성장률은 5%를 넘었지만 고용은 되려 0.7% 줄었다. 즉, 고용없는 성장으로 향후 취업전망은 갈수록 불투명해 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반면에 자아실현 욕구는 갈수록 커져서 여대생의 93%는 결혼 후에도 자기 일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취업이 어려워지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취업 아니면 실업’이 아니라 ‘취업 아니면 창업’으로 지도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학교와 지역사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창업 아니면 취업’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러한 환경에서 단지 생계를 위한 취업을 할 경우, 퇴직 후 40~5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차별화된 콘텐츠 없는 사회참여는 결국 소모적인 일원(一員)으로 전락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차별화된 커리어 개발은 이제 필연이 되고 있다.

어렸을 적, 참새를 잡기 위해 고무줄 새총을 사용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콘텐츠가 없는 사람은 마치 ‘작은’ 참새를 잡기위해 불과 30cm의 길이도 안되게 고무줄을 늘려서 연신 쏘아대고 실패하면 또 다시 같은 행동을 계속하는 노하우없는 극히 단조로운 행동만 하게 될 것이다. 만일 새총에서 공기총으로 다시 소총으로 발전시켜 나가거나, 늘린 만큼 이어서 더 늘어나게 총을 개발해 나간다면 새가 아닌 노루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눈앞의 단기이익보다는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개발하되 가급적이면 한살이라도 어렸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회생산(Roundabout product) 즉, 고기를 잡아서 도와주는 것보다 그물을 짜는 법을 알려주면 평생 잘 살 수 있다는 말인데 이는 개인의 커리어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표현하고 있다.

커리어 개발은 다음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따져서 직종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첫째, 창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유관직종을 선택할 것을 주문한다. 어느 정도 경력을 쌓아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창업에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 남과 다른 차별화된 아이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비록 공인된 자격증은 아니지만 향후 전망이 좋은 분야로 정하라는 것이다.
셋째, 근속기간 만큼 노하우가 축적되는 직종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작업을 하는 업무는 지양하고 뭔가 얻어 나갈 수 있는 직종이 유리함은 물론이다.
넷째, 시공(時空)을 초월한 업무를 찾아보자. 여성으로서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주된 업무를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다섯째, 무국적 아이템을 찾아보자.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용 가능한 것이면 금상첨화다.
여섯째,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한 직종이면 좋다. “비즈니스는 인맥이다”라는 말이 있다. 인맥은 살아가면서 가장 큰 재산이며 차별화된 콘텐츠다.

언급한 여러 요건들을 잘 관리해 간다면 누구라도 사회참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2006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이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