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과 분란을 부추기는 지도자의 위험한 전략

위험한 지도자는 감정을 잘 표현하거나 감정이벤트를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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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가 갈수록 대립하고 있다. 일방은 무조건적 추종을 하고, 다른 일방은 검증없이 비난한다. 정의 혹은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지도자의 위험한 전략에 놀아나는 형국이다. 대체로 지도자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다. 선거는 일단 이기면 승자독식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쪽에 줄을 선다. 정의와 공정도 자신이 유리하지 않으면 부정된다. 나는 지금까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불가항력적 원인이며 본능이라고 인정하게 됐다. 위험한 지도자는 이런 본능을 노린다. 추종자들에게 이권을 주거나 대중이 이롭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포장한다. 그 포장술이 바로 감정전이(transference)전략이다.

감정전이는 ‘어린 시절에 중요했던 관계에 대한 현재의 부적절한 반복’을 말한다. 즉, 어린시절에 무의식적으로 기억된 정서를 현재의 다른 대상에서 비슷한 체험을 하는 것이다. 위험한 지도자는 유권자들에게 바로 이 감정전이를 걸어 대립과 분란을 의도적으로 조장한다. 이렇게 편가르기를 해 놓으면 극렬지지자가 많은 쪽이 승리한다. 언뜻 생각하면 냉정한 유권자, 많이 배운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판단해서 분열을 조장한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유권자는 크게 네 부류로 나뉜다. 지도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좋게보는 극렬지지파,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저항파,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중도파, 그리고 그놈이 그놈이라는 양비론에 기반한 기권파 등이다. 일단 지도자는 감정적인 이슈를 던지면 언급한 네 집단도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즉 위험한 지도자는 이러한 충돌을 의도적으로 유도한다.  그 이유는 지지파와의 관계가 더욱 강해져서, 다른 세 집단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패턴은 다음과 같다.

극렬지지파는 자신들의 지도자를 비판하고 자신을 업신여기는 저항파를 경멸한다. 이들이 내건 이유는 저항파는 애국심이 없고, 사리사욕에 눈이 뒤집힌 사람들이라고 비난한다. 저항파는 이러한 극렬지지파를 비난한다. 그들은 멋도 모르고 따라가는 바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온건파에게도 화살을 돌린다. 명확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미지근하게 행동한다는 이유다. 기권파들에게도 “늬들이 투표하지 않아서 극렬지지파가 이겼다.”고 비난한다.

반면에 중도파는 극렬지지파나 저항파의 극단적 행동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좋은게 좋다.’고 생각해서 결집해 항의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항파들이 자신들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싫어한다. 중도파의 상당 수가 극렬지지파에 동조하는 이유다.

기권파 역시 분열을 초래한 양파(극렬지지파.저항파)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놈들은 정치에나 매달려 자신의 삶을 외면한다.”고 경멸한다. 그래서 정치적인 사람들을 개무시하고 스스로의 안위를 찾는다. 하지만 저항파가 기권파를 비난하면 할수록 표심은 오히려 극렬지지파로 이동한다.

위험한 지도자는 바로 이런 감정적 틈새를 파고 든다. 정책이나 논리로 대응하면 침착하고 온건한 중도파나 기피파가 반대편으로 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전이를 통한 이벤트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옛것을 들춰서 현대에 접목해 재단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어느나라나 극렬지지파가 뭉쳐도 40%를 넘지 않는다. 나머지 11%의 싸움이다. 즉, 중도파와 기권파 60% 가운데 단지 11%만 가져오면 승리한다. 그래서 분열을 의도적으로 조장해 저항파가 중도파와 기피파를 비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극렬지지파가 이들을 비난하지 않고 단지 저항파만 공격하는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감정은 전염성이 강하다. 특히 공포,질투,분노 등의 안좋은 감정은 전이가 더욱 빠르다. 우리 뇌의 편도체가 나쁜감정이나 두려운 감정을 체감하는 속도는 불과 0.033초라는 연구도 있다. 그만큼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나쁜 감정을 전파하는 속도가 빠르다. 여성에게 유리한 감정전이 전략을 펴는 것도 그중 한 이유다.

‘감정 이벤트와 여성’이 선거전략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한가지 더 있다. 바로 ‘거울뉴런(Mirror Neuron)’이다. 엄마가 머리 아프면 아이도 따라 아픈 것과 같다. 즉, 가족이나 친구의 생각이 자신에게 옮아오는 현상이 그것이다. 그래서 감정전이 전략이 거울뉴런까지 이어지면 장기집권도 가능해진다.

감정표현을 잘하는 지도자가 권력을 쥐게 되면, 오히려 위험해 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에다 두려움이나 공포를 무기로 앞세우면 십중팔구는 극렬지지자 편에 서게된다.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된 ‘공포의 남자, 트럼프정권의 진실’에서 트럼프가 공포를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감정이벤트를 잘하는 어떤 사람이 핵심요직에 들어간 것이 두려운 이유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