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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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 전날, 이천의 한 물류센터에서 대형사고가 터졌다. 무려 38명이 일하다가 숨을 거뒀다.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그들은 대부분 돈을 아끼기 위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했다고 한다. 7시까지 나와서 일해야 함에도 새벽에 일어나 딸의 생일 미역국을 끓여놓고 나왔다는 아버지의 사연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얼마 전, 가디언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계급의 불평등“이라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코로나19 시대에 사는 노동자들의 계급을 네 개로 나눈 라이시 교수의 글이다.

첫 번째 계급은 원격근로 노동자(The Remotes)다. 이들은 랩탑으로 원격 화상 회의가 가능한 계급이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으면서도 임금은 정상으로 받는다. 리모우트는 전체 노동자의 35%에 이른다.(35% of the workforce)

두 번째 그룹은 어떤 상황에서도 현장에서 일을 해내는 노동자’(The Essentials)다. 전체 노동자의 약 30%로 간호사, 요양보호사, 공장 노동자, 배달원, 트럭 운전기사, 창고·운수 노동자 등이다. 이들 필수 노동자들은 보호장비 부족에도 불평없이 일을 해야 한다. 이 그룹에 속한 비율은 30% 정도.

세 번째 그룹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The Unpaid)다. 유통 소매점이나 식당 등에서 일하거나 중소 제조업체 직원들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실직하거나 무급휴가를 떠났다. 전체 노동자의 25%에 해당한다.

네 번째 그룹은 ‘잊혀진 노동자’(The Forgotten)다. 이들은 이민자 수용소, 이주민 농장 노동자 캠프, 원주민 보호구역, 노숙인 등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공간에서 머무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가장 높다.

첫 번째 그룹(The Remotes)은 노동조합이 있어서 불리한 문제가 발생하면 단체로 대항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세 그룹은 국회에 로비하거나 단체로 대항하기도 어렵다. 당장 일을 해야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사회에 드러난 계급을 적나하게 보여준 것이지만,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를 보면서 또 한 번의 계급사회를 느끼게 한다.

앞서 언급한 미국사회에서도 실직한 미국인 중 ‘3개월 생활비를 충당할 만한 비상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비율은 불과 47%였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일하지 않으면 다음날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코로나19의 위험에도 현장에서 일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들, 그들이 왜 늘 먼저 죽어야 하는가!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답답하고 비통하다. 이들의 상당 수는 현장에서 일을 해내는 노동자’(The Essentials)이거나 실직으로 인해 당일 일용직으로 나간 이들(The Unpaid)일 것으로 보여 더욱 안타깝다. 

이방인

source : 가디언, 코로나 바이러스 뉴스룸 https://www.theguardian.com/world/coronavirus-outbre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