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페르소나, 같이살래?

빌보드 챠트 1위에 빛나는 방탄소년단(BTS)이 새 앨범 ‘Map of the soul; Persona’ https://www.youtube.com/watch?v=M9Uy0opVF3s를 다음달 4월 12일 발매한다. 정신심리학의 대가 융(Jung, Carl Gustav)의 페르소나 이론을 ‘머리 스테인(Murray Stein)’ 박사가 풀어쓴 해설서 ‘융의 영혼의 지도’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이지은(아이유)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총 4개의 단편 묶음 영화 ‘페르소나’가 넷플릭스를 통해 4월 중 개봉한다. 영화에서는 감독이 자기 생각을 드러내기 위해 반복적으로 출현시키는 배우를 뜻한다. 바야흐로 ‘페르소나’ 열풍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사람(person)이나 성격(personality)의 어원이기도 한 페르소나(Persona)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덕목이나 의무에 맞춰 자신의 원래 모습 위에 덧씌운 사회적 인격’을 말한다.

근래 들어 창업에서도 페르소나는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마케팅에서 페르소나는 특정 사용자 그룹을 대표하는 가상인물을 의미한다. 페르소나가 필요한 분야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마케팅 페르소나’이며 다른 하나는 ‘디자인 페르소나’다.

마케팅 페르소나는 구매 선호도, 사회적 관계, 소비행태, 연령대 등 전형적인 고객 특성을 종합해서 만들어 낸다. 반면에 디자인 페르소나는 제품 사용습관, 고객 니즈(Needs), 환경 등의 요인을 분석해서 설계한다. 두 분야 모두 보다 정교한 고객접점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필요성은 같다.

그렇다면 페르소나 모델링은 왜 필요할까? 그것은 지금까지 사용됐던 잠재고객(potential clients)의 애매한 이미지보다 구체적인 고객(concrete clients)이 요구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즉 확실하지 않은 고객분류(customer segmentation)보다 확실한 고객모형(Persona)을 만들어 핀셋마케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객층이 점점 얇아지고, 요구는 다양해지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페르소나는 제품특성에 따라 한 개 혹은 여러 개로 설계하는 경향이 있지만 가급적이면 한 두 개의 페르소나로 고객의 대표성을 특정하는 것이 보다 강력하다. 예컨대 ‘서울에 사는 청소년’, 혹은 ‘충청도에 사는 소녀’ 보다는 ‘강남에 사는 인문고 3학년 학생 중에 대학진학이 확정된 여학생’으로 규정하는 것이 마케팅이나 디자인에서 훨씬 정밀하게 타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페르소나를 모델링했다면 다음과 같은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다. ‘강남에 사는 ’진선미‘는 진학의 두려움에서 해방돼 친구들과 꿈에 그리던 여행을 계획한다. 이제 성인이 됐다는 생각에 적당히 화장을 하고, 스컷트와 브라우스를 차려입고, 고급 핸드백을 사서 남자친구와 함께 홍콩의 야경을 구경한다. 집에 있는 강아지 ’복돌이‘가 걱정되지만 이번에는 애견호텔에 맡기고 간다.’ 이러한 스토리는 론칭할 상품과 연관지어 스토리텔링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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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례롤 보자. GE Healthcare의 한 엔지니어는 자신이 디자인 한 MRI 기계를 작동해 보기 위해 병원으로 갔다. 그가 거기에 도착했을 때, MRI 앞에서 울고 있는 어린 소녀를 보았다. 차갑고 소음이 요란한 무서운 관 속으로 밀어 넣으려는 의사에게 두려움을 느꼈으리라. 바로 이 점에 착안해서 그는 어린이들에게 친근감 있는 해적선 풍의 디자인으로 MRI를 개발해 히트상품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가 처음에 개발한 MRI 기기는 일반 환자인 모든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현장에서 어린 소녀를 보고 디자인을 바꾼 것이다.

이처럼 페르소나는 본질적으로 사용자 중심 디자인(UCD)에서 출발한 만큼 정서적 교감을 입히기 위해서 감정이입이 필요하다.

가상의 소비자 아바타인 ‘페르소나’를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고객의 니즈를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서 시간을 현저히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고객행동을 예측할 수 있고 다음버전의 잠재고객을 미리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물론 직원들의 일체감은 덤으로 얻을 수 있어서 생산성이 높아진다. 다만 페르소나는 미래보다 현재를, 이상보다 현실에 기반해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결혼할 이성을 소개 받으려고 하면 일반적으로 이상형을 얘기한다. 최소한 나이, 학력, 직업, 성격특성 등 기본적인 사항은 알고 연애해야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창업에서도 이상적 소비자 즉, 페르소나를 모델링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배우자를 찾는데 길거리에서 젊은 이성을 붙잡고 “나랑 같이 살래?” 그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경영학박사

이 글은 시사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기사 바로보기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83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