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자기중심(Egonomics)

[상황1] 한 햄버거 가게에서 저녁을 베이컨치즈 햄버거로 때우고 있던 두 청년의 대화. “야, 미국은 베이컨 아침에 먹지 않냐?” “미국은 지금 아침이야” 라는 카피가 눈길을 끈다. 재치 있는 대답이 재미있지만 저녁을 햄버거로 먹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무덤덤한 표정에서 묻는 사람을 쑥스럽게 만들어 버린 반전이 더욱 흥미롭다.

[상황2] 한 명문여대 학생이 지난 학기에 어학연수를 갔다가 130만원짜리 명품 핸드백을 사왔다. 복학하면서 이 핸드백을 들고 학교에 간 이 여학생은 자신이 싫어하는 한 학생이 똑 같은 브랜드의 핸드백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다음날 중고시장에 내다 팔아버렸다.

전자의 경우는 ‘남의 식습관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좋으면 OK’이라는 사고에서 오는 자기중심의 전형적 광고라 할 수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괴리감을 느낄만한 튀는 행동도 아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합리적이지 못하며 지극히 비뚤어진 반이성적 행위라 하겠다.

합리적 자기중심(Egonomics) 트렌드는 세상의 중심을 자신에 두고 내면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높여가려는 심리다. 질투나 이기심을 기저에 둔 튀는 행동이 아니며 모든 행위와 사고, 혹은 소비를 가치만족에 두고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려는 행위인 것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혼미해 질수록 더욱 에고노믹스는 증폭되는 특성이 있다. Web2.0 기반의 개인화 페이지 붐과 UCC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 보이고 싶고, 자기 프로모션의 수단으로 이들 이기(利器)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주의(individualism)나 독신 혹은 만혼율의 증가는 에고노믹스 복제에 한몫을 하고 있고 젊은이들의 새로운 풍속인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의 등장도 괘를 같이한다. 자기중심주의는 비단 젊은층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결혼식장에서 딸의 손을 신랑에게 넘기며 “잘 부탁하네~”하곤 휴가를 떠나는 광고처럼 뉴 실버 계층의 통크(TONK;Two Only No Kids)족에 이르기 까지, 이제 에고노믹스는 하나의 거대한 조류가 되고 있다.

에고노믹스의 주요 키워드는 ‘맞춤’과 ‘차별화’다. “ 이 제품은 나로 나를 위해 만들어졌고 나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마인드다. 제품개발이나 디자인, 서비스 등이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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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항공사 광고카피를 개작(改作)해 보자. “매일 유럽으로 20회의 스케줄이 있습니다.”에서 “매일 20차례 여러분을 유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로, 그리고 “언제든지 당신을 유럽으로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를 비교해 보면 패러다임의 이동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들은 20편의 스케줄이 있든 없든 전혀 관심 없다. 그런 정도라면 사내 게시판에 붙이면 그만이다. 하루 몇 편의 비행기가 뜨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내가 편안하게”갈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기업은 이들의 욕구를 선도할 때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이 필수다. 기존고객들은 무엇을 어떤 용도로 구입하고 주로 구입하는 상품 종류는 무엇이며 어떤 종류이며 가격대는 얼마 정도를 선호하는가? 등에 대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과 맞춤서비스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로드샵(Road shop)의 경우는 고객 스포팅(Customer spotting)을 통해 상권반경을 구하고 주제도 구현을 통해서 상권모델링을 구획하는 방법도 데이터마이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온라인에서는 로그인 분석을 하면 이동경로나 선호도등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다.

향후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인 톰 크루즈가 지하도를 걸어갈 때 “존 앤더슨, 기네스 맥주가 필요하신 것 같군요.”라며 광고판이 그의 홍채를 분석해 심리를 파악하고 먼저 제안한 것과 같은 타게트 마케팅까지 진전될 것이다.

한 가지 참고할 사항은 에고노믹스의 타게트는 차상위 부유층(Almost Rich)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가구소득은 상위 20%에 속하면서도 지출규모는 40%에 이르기 때문은 아니다. ‘자기중심’ 트렌드를 흡수할 계층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맞춤 관련 비즈니스모델로는 ‘칼로리 식당’이 부각될 것이다. 하루 적정 섭취량은 2,000~2,500칼로리인 점을 감안해서 식단을 짜고 고객이 메뉴나 부식을 선택하게 한다면 당뇨환자나 다이어트가 필요한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 조리식당(Self-cooking Restaurant)도 인기업종이 될 것이다. 식재(食材)를 고객이 필요한 만큼 선택해서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게 하는 모델인데 그 자체만으로도 이벤트성이 있어서 가족이나 연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형석

이글은 조폐공사 사보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