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멘토링(walking mentoring) 받아 보실래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이게 과연 잘하는 결정일까. 혼자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항상 아쉬웠습니다. 어디 마땅히 상의할 데도 없고,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답이 안 나왔어요. 누군가 믿고 의논할 상대가 필요했습니다. 그걸 워킹 멘토링(walking mentoring)에서 찾았습니다.”

2012년 왕실교육 콘텐츠업체 ‘로얄마인드’를 차린 장은겸(38) 대표는 워킹 멘토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워킹 멘토링이란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의 의뢰를 받아 사회적 협동조합인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원장 이형석)이 운영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멘토링 프로그램. 북한산, 섬진강, 금강 등 풍광이 좋은 지역을 택해 하루 10㎞ 남짓 걸으면서 각종 고민을 토로하고 노하우를 제공받는 무료 공익프로그램이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우선으로 하지만, 개인도 멘토링을 제공받을 수 있다.

장 대표가 운영하는 ‘로얄마인드’는 조선 왕실의 교육 콘텐츠, 그중에서도 특히 ‘왕실 태교’를 특화해 상품화하는 곳이다. “왕실에서는 왕비가 임신을 하게 되면, 내관을 시켜 성현의 말씀을 읽어주게 했습니다. 특히 격몽요결(擊蒙要訣·율곡 이이가 학문을 시작하는 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편찬한 책)과 사서삼경 같은 경전을 반복해 읽어줌으로써 산모의 인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를 응용해 ‘아빠가 읽어주는 사서삼경’을 상품화했다”고 말했다. “배경음악을 깔아 아빠의 목소리를 CD에 담고, 이를 앱으로 개발해 동영상과 함께 제공하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가격을 어느 정도 선에서 책정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고민하던 장 대표가 찾은 곳은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 창업 컨설턴트로 유명한 이형석 원장은 장 대표에게 “상품을 고급화해서 고객에게 최대의 만족도를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최근 5년간 다른 업종은 모두 하향성장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육아 시장만은 유일하게 2~3%씩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였어요. 저희는 그 원인이 ‘보상심리’에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아이는 한 명만 낳지만, 이 아이만큼은 정말 잘 키워보겠다’는 부모들의 바람이 육아 시장의 성장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원장은 “일본의 사례로 미루어 국내 태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면서 “수백만원짜리 보행기나 유모차가 인기를 끄는 현실을 봤을 때 ‘왕실 태교’ 상품은 고급화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상품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책정한 상품 가격은 9만5000원에서 최대 100만원 이상. 최고급 상품의 경우엔 CD, 휴대폰 앱, 동영상, 사진첩뿐만 아니라 요가 등 산모를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제공된다.

“저도 심층적인 멘토링 서비스를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올해로 사업 10년차인 ‘나일등 기행단’의 전정임(44) 대표가 말을 받았다. 전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는 ‘나일등 기행단’이란 체험학습업체.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국 주요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역사와 유적, 사회풍물을 공부하는 교육 콘텐츠업체다. 한 팀은 평균 6명(평균 가격 18만원)으로 구성되며, 목적지와 수업 내용은 철저하게 소비자 요구에 맞춰 진행된다고 한다.

전 대표는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형석 원장이 전 대표에게 해준 조언은 ‘산업탐방’을 추가하라는 것. “아이들이 희망하는 미래의 직업과 연계해 산업현장을 직접 느껴 보는 체험학습 코스를 개발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PD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겐 방송국 견학을,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에겐 항공사를 보여주는 겁니다. 기존의 체험학습과 차별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체와 제휴를 맺어 고정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의 워킹 멘토링 서비스는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학(파리 8대학)을 포함해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총 10년간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2007년 콩고 수도 킨샤샤의 아프리카 컨설팅업체에서 근무한 권영은 대표가 그 사례다. 그는 프랑스어권 아프리카(가나, 코트디부아르, 기네비사우 등 서부지역 15개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을 위해, 현지의 각종 법제도와 통관 절차, 계약체결 등 현실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업체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자원외교 붐이 일면서 아프리카 투자에 관심을 보인 업체가 많습니다. 그런데 현지 정치인들은 부패가 심하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멋모르고 접근했다간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권 대표는 “예를 들어 현지국가 장관과 광산 투자계약을 했다 하더라도 장관이 바뀌면 처음부터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하기도 하고, 광산을 연결하는 도로나 인부들 주택을 투자자에게 지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지 사정에 해박한 권 대표는 그러나 ‘국내 고객’을 모집하는 과정에선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아프리카에 관심 있는 기업인들이 AFKN(Africa Friendship Korean Network)이란 모임을 만들기도 했지만, 정작 아프리카 투자에 관심이 큰 기업이 어디인지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점에서 워킹 멘토링을 필요로 했다.

이형석 원장은 “국내에 주재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사관 상무부, 아프리카에 진출해 있는 코트라 현지 무역대표부, 산업은행 등을 통하면 아프리카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을 통해 워킹 멘토링을 받은 사람에겐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스스로 다른 ‘후배들’의 멘토가 돼 줘야 한다는 것. 이형석 원장은 “멘토링의 성패는 신뢰 형성에 달려 있다”며 “오랫동안 함께 걸으면 상호간에 보이지 않는 신뢰가 싹트게 된다”고 했다. 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진정 어린 멘토링을 사회 각 분야에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02-3775-2911)

이 글은 주간조선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기사 바로보기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9&nNewsNumb=00226310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