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기초, 신언서판(身言書判)

경영학적 관점에서 창업의 3요소는 아이템, 창업자, 자본을 말한다. 하지만 창업 필드(Field)가 땅(地)에서 유선의 인터넷으로, 그리고 다시 무선의 모바일(Mobile), 더 나아가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으로 바뀜에 따라 창업조건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물적(物的) 3요소가 아니라 심적(心的) 4요소가 더욱 필요한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창업 조건에 대입할만한 사자성어가 신언서판(身言書判)이다. 신(身手) 언(言辯) 서(作文) 판(判斷)은 중국 당나라 때부터 인재선발의 기준으로 활용되었다고 하지만 오늘날의 창업에서도 음미할만하다.

신(身)은 신수(身手)다. 미모인 여성이 평범한 여성보다 5% 수입이 높고 평범한 여성은 못 생긴 여성보다 10% 정도 수입이 많다는 텍사스대의 대니얼 해머메시 교수의 논문이나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불고 있는 ‘얼짱’ 신드롬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반듯한 얼굴은 비즈니스에서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는다. 그러나 단지 얼굴 하나로 얻어진 프리미엄은 잘못했을 경우, 그보다 더한 손실을 보게된다. 따라서 신(身)은 강한 체력, 좋은 인상 그리고 투박하지 않은 말투로 이해하면 좋다. 사업가는 늘 파트너나 사원, 고객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특히 요즘같이 모든 결정을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하는 시대에는 첫 이미지가 상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인보다 政.財界에서 더욱 유명한 인상(印象) 전문가 주선희씨는 얼마전 사석에서 “인상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기 나름인데 한마디로 온화한 모습이 최고의 인상”이라고 했다. 신체적 조건이라기보다 정신적 조건이라는 얘기다.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와 합리적인 생활태도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는 강한 열정이 곧 신(身)이다.

언(言)은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다. 상대가 내편에서 이해하도록 생각과 주장을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말에 생명이 있어야 하고 따뜻한 감동이 스며있어야 한다. 언즉인(言卽人), 즉 말은 곧 인격이므로 한마디 한마디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각서나 계약서와 같은 문서보다 자신의 말에 더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측면에서 증거를 들이대기 전에는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일부 정치인들이 사업한다면 아마 쪽박차기 십상일 것이다.

서(書)는 말과 문장의 표현력 즉 작문(作文)이라 할 수 있는데 문장은 생각을 담은 그릇인 만큼 잘못 담으면 자신의 생각이 잘못 전달되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고 그로 인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혹은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적당히 처리한 문서로 인해 나중에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사실 작문은 단순히 서류작성 수준의 의미보다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창업의 필수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콘텐츠의 시발점이 바로 작문이며 그 가치 여하에 따라서 창업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문은 지식정보사회에서 땅(地)을 대신할 창업인프라인 셈이다.

판(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다. 옛날에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지만 지금은 “돌다리는 무조건 건너라”가 더 어울리는 시대다. 두들겨 보고 있을 시간에 빨리 판단해서 가부를 결정해야 앞서갈 수 있다는 말이다. 설혹 잘못 판단해서 건너가다가 물에 빠진다 할지라도 빠지지 않고 두들기다 돌아가는 사람이 얻은 금전적 손해보다 훨씬 귀하고 값진 ‘경험과 시간’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판단할 때는 선후본말(先後本末)과 대소경중(大小輕重)을 가려서 편견과 독선 없이 판단할 줄 아는 지혜가 절대 필요하다. 특히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어버리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각론적 사고(思考)보다는 총론적 사고가 경영자에게는 필요하며 인공위성이 위성사진을 찍듯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혜안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신언서판(身言書判)형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多讀), 많이 생각하며(多思) 많이 쓰면(多作) 가능하다. 물론 읽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취사선택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가공하여 정보의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 요구되지만 이는 지능지수나 학력과 상관없이 훈련으로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단순하고도 짧은 3다(三多)훈련을 통해서 신언서판(身言書判)형 캐릭터를 무기로 누구나 쉽게 돈 없이 창업에 이를 수 있는 호기(好期)에 살고 있음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