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그리고 우리는…(2)

우리나라에서 부자소리를 들으려면 재산이 어느 정도일까? 예전에 MBC 한 방송프로에서 알게된 ‘한국의 부자들’의 저자 한상복씨는 “총 자산이 10억 이상이면 부자”라고 했다. 그 때가 2003년이니까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그다지 맞는 것 같진 않다.

최근의 자료를 보면 월 소득이 800만원 이상이면 부자라고 한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상위 10% 평균을 낸 것이다. 하위 10%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단지 현재 월 소득이 많다고 해서 부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축률이나 고정자산도 참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보통 사람들이 보는 부자는 1억원이었다. 당시에는 커피 한 잔에 50원, 강남의 땅 한 평이 3천원하던 시절이었으니 1억원은 엄청난 부자였을 것이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한상복씨 말대로 10억원 부자이야기가 나오더니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인하여 최근에는 강남 30억원, 강북 20억원은 있어야 부자라고 보는 게 타당할 듯하다.

외국은 어떤가? 미국 부자는 거주하는 주택을 제외하고 금융자산 10억원을 가져야 일반적인 부자로 친다. 그러나 진짜 부자는 상위 1%를 말하는데 미국 전체 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상위 1%의 부는 하위 90%의 부를 합친 것보다 많은데 개인당 연평균 90만달러를 벌고 있다. 참고로 미국인 평균 수입은 연평균 3만5천달러다.

호주의 경우는 상위 20% 재산이 호주 전체 국부(國富)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전체가구를 대상으로 5등분으로 나누어 재산 규모를 분석했을 때,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구의 재산이 호주 전체 국부(Country’s Total Wealth)의 3분의2를 넘으며 이들의 평균 재산은 1백27만달러(약 10억1천6백만원)다. 반면에 방글라데시에서는 주택을 포함해서 총 자산규모가 1억원 정도만 있어도 부자 소리를 듣는다.

우리나라는 2004년말 현재, 땅부자 상위 5%가 전체 개인 소유토지(5만7천218㎢, 173억3천390만평)의 82.7%를 차지하고 있다. 또 상위 1%는 51.5%를 소유하고 있는데 면적 기준으로 볼 때, 서울(605㎢,1억8천330만평)의 48.7배에 해당하며 상위 5%까지 넓히면 서울의 78,5배인 4만7천319㎢(143억3천910만평)에 달한다.

한 PB는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이 몇 명이나 되는지에 대해 “7만명 정도가 아닐까?”라고 했다. 이 말이 맞다면 금융자산 10억원 부자는 0.16% 정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부자기준을 좀더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보통 상위 1%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고 부자인 이건희 회장은 보유주식만도 1조4천억원이나 된다. 100만원 권 수표로 세도 평생 다 못 셀 금액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어떤 생활을 할까? 내가 만난 선진국의 일반인들은 부자들의 생활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수년 전, 일본의 한 재벌 초청으로 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熱海(맞나 모르겠다)라는 곳인데 산 전체가 별장들로 덮여있는 곳인데도 밖에서 보면 단지 산일 뿐 주택은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눈덮인 후지산이 저만치 보이고 정상에는 최고급 골프장이 이들만을 위해 만들어 졌다. 베란다 아래에는 온천수가 펑펑 올라오고, 최고급 오디오시스템이 은은한 클래식을 들려주는 가운데 전속 파티플레너인듯한 여성 세명이 프랑스요리와 와인으로 거실의 분위기를 바꿔주었다. 2박 3일의 일정이었지만 일본 부자들의 생활을 조금 엿 볼수 있었던 기회였다.

호주의 한 부자집을 방문했을 때는 이보다 더 황홀했다. 해변에 붙어있는 집에는 마루사이로 요트가 유유하게 들어와 갈라진듯한 주택을 하나로 이어준다. 점심은 요트를 타고 인근 바다로 나가 낚시로 건져 올린 Black fish로 대신했다. 저녁에는 유명호텔 요리사가 직접 출장와서 만들어 준 보도 듣도 못한 해물과 서양식들로 식탁을 채워주었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교육비를 하위층보다 7배 이상 지출하고 있고 외식을 즐기며 결혼은 그들끼리 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에 해롭다는 담배는 잘 피우지 않고 웰빙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선호한다. 전통이나 격식보다 스스로의 권위를 즐기며 그레이드에 따라 어울림이 다르다.

조금 돌아가자면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내가 PB라면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이 더 유효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수익률이나 금융상품 정보 제공 수준의 자산관리보다 이들의 결혼중매나 인맥주선에 전력하는 편이 더 효과적인 공략법이 되지 않을까? 창업에서도 귀족(High-end Class)이 타겟이라면 성동격서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여러분이 PB라면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고 싶은가?

이형석(www.leeba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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