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돈 벌려는 사람들

대한민국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2007년,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목표로 이에 따른 모든 정책에 ‘전진 앞으로~’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의미하는 기업의 설비 투자는 6월 들어 다시 마이너스 2.8%로 떨어졌다. 지난 5월에 7.7% 증가로 회복기미를 보이던 것이 금새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이 1만 불에서 2만 불로 가는 동안 연 평균 4.8%, 일본은 8%의 설비투자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2만 불 시대는 애즈녁에 글렀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대기업들은 현금이 남아돌아서 무려 70조원을 쌓아 놓고 있는데도 설비투자를 하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을 좀 해주면 좋으련만 당장 죽을 맛인데 그놈의 연정에다 도청 얘기나 하고 있으니 불확실한 미래에 기업들이 투자할 리 만무하다.

반면에 신기하게도 주식시장은 활황이다. 800~900선에서 한동안 껄떡거리더니 어느새 1100고지까지 올라선 것이다. 통상 주가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의욕이 살아나서 경제는 활성화 되게 마련인데 주가는 올라도 투자나 소비는 꼼짝을 않으니 이게 문제가 아닌가?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주가가 오른다고 그리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1000포인트를 넘어선 시점을 보면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시기다. 지금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이면에 주가는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기에 쓰이던 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인데 이는 경제가 호전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방황하는 부동자금 500조원을 둘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풍선에 바람을 한껏 불어 넣으면 약한 곳에서 터지게 마련인데 지금 시점이 그나마 증시가 좀 낫다는 판단을 한 듯 하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이…

증시 속을 들여다보면 좀더 명확해 진다. 요즘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돈은 기관투자가들이지 개인투자자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개인들은 최근 3개월 동안 무려 5조가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그러면서도 고객 예탁금은 2조 3천억 원에 불과하다. 팔아버린 주식의 절반도 재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돈 많은 사람들은 돈을 주체할 수 없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떼 돈 벌어보겠다고 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면에는 돈 없는 사람들은 그나마 투자해 놓았던 주식을 팔아 생활비에 보태 쓰는 형국이다. 그러니 주식시장이든 부동산이든 소시민들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이런 마당에 경기가 살아나겠는가? 소비가 이렇게 계속 바닥인데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하겠는가? 돈은 저~ 위에서만 굴러다니는데 쓸 돈이 어디 있어서 외식하고 놀이공원 가겠는가?
가끔 관료나 일부 전문가들이 나서서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하곤 하는데 그 사람들은 저점을 혹시 중간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요즘에 자영업자들에게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하면 몰매 맞아 죽을지도 모를 정도로 힘들게 꾸려가고 있는데 큰 돈들은 갈곳 없어 부동산으로 갔다가 증시에 몰렸다가 또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정부나 언론은 투기를 잡는다고 난리들인데 사실 몇몇 투기꾼들 때문에 전 국민이 마치 투기꾼처럼 보이지 않을까 염려된다.

투기 잡는 것은 그것대로 열심히 하되 맥 빠진 소시민을 위한 정책들도 연정편지처럼 연이어 한번 관심을 가져봤으면 좋으련만 다음 선거가 죽어가는 시민들보다 우선인가 보다.
‘1100 大望論’을 들먹이며 이제 개미 투자자들도 증시에 몰릴 것이라고 하지만 1100이 아니라 1200이 되도 예전처럼 개미들이 몰릴 것 같지는 않다. 경제에 대한 낙관 때문에 오르는 게 아닐뿐더러 주식투자를 할만한 돈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돈 많은 상위 10%가 투기에 몰려다니는 것을 연일 뉴스로 보고 잠시 착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돈 없는 사람들조차 대박에 정신을 팔려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점이다. 신문의 사회면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기사건을 보도한다.

다단계로 일가친척까지 끌어들인 유인자를 살해한 사건, 500만원에 아파트 살 수 있다고 현혹해서 수 백억 원을 챙겨 도망간 사건, 인터넷에서 전자제품을 반값에 주겠다고 하자 수백만원을 입금했다가 떼인 사건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사건들이 지면을 메운다.

논조는 늘 피해자들의 피해사례를 들먹이며 동정을 보낸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어떻게 500만원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가? 만일 그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아무런 영업이나 인맥을 동원 하지 않아도 벌떼처럼 몰려들 것이다. 전자제품이 중고가 아닌 다음에야 진열품 한 두대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싼값에 팔 수 있단 말인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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